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텝스 3개월이면 나도 영어가 들린다
쿤타이 | 2008.07.16 | 조회 5365

텝스  3개월이면 나도 영어가 들린다

3개월이면 나도 영어가 들린다

1) 원리 - 영어 소리 자체를 들어야 한다

영어 듣기 학습의 최종 목표는 듣는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다. 소리 자체를 듣는 것이 최종 목표는 아니다. 그러나 한국인이 영어를 듣고 내용을 이해할 수 있으려면 영어의 소리 자체를 학습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단어를 들을 수 있다. 지금까지 영어 듣기 훈련이 밑 빠진 독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영어의 소리 자체를 익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영어 듣기 학습은 단어를 가지고 했다. 영어를 들으면서 ‘내가 아는 단어 없나’ 생각하면서 영어를 들었다. 영어가 조금 들린다는 말은 내가 아는 단어가 약간 들린다는 의미였다. 영어 방송을 보거나 들으면서 무슨 뜻인지 알아들으려고 애쓴다. 우리의 귀에 들리는 것은 소리들인데 소리를 듣지 않았다.

예를 들어 보자. 가사를 알고 있는 팝송은 시끄러운 시내버스 안이나 복잡한 백화점 안에서 들어도 단어 하나하나가 또렷하게 들린다. 그러나 가사를 모르는 팝송은 조용한 장소에서 집중해서 들으려고 해도 무슨 말인지, 무슨 단어인지 잘 들리지 않는다. 이런 현상은 우리가 영어를 소리로 듣지 못하고 단어로 듣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필자는 중학교 3학년 때 영문학을 전공한 교생에게 AFKN 듣기에 대해 처음 얘기를 듣고, AFKN 듣기를 시작했다. 그 때 경험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처음 AFKN을 들을 때에는 소리가 윙윙 거리기만 했을 뿐 아무 것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필자는 ‘내가 외운 단어도 많은데 적어도 아는 단어들은 들리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시작했다.

AFKN에서 필자가 처음으로 알아들은 단어는 ‘yesterday’였다. ‘예스터데이’라는 친숙한 소리가 귀에 들어왔는데, 그 뜻이 생각나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속으로 ‘와이-이-에스-티-이-아르’ 하고 철자를 읊다가 ‘어제’라는 뜻으로 연결됐다. 단어장을 가지고 영어 단어를 외웠을 뿐 그렇게 미국 사람의 발음을 듣고 외운 적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예스터데이’라는 소리와 ‘어제’라는 한국어 의미가 순간적으로 연결되지 않았던 것이다. yesterday 같은 쉬운 단어를 바로 알아듣지 못한 것이 한심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영어 방송에서 처음으로 단어를 들었다는 사실이 흐뭇했다.

그 이후로 더 많은 단어를 알아듣기 위해서 AFKN을 열심히 들었다. 고등학교 시절에 병 때문에 학교를 1년 휴학한 동안에는 AFKN을 거의 끼고 살았다. 대학에 입학했을 때에도 수업이 없는 자투리 시간에는 이어폰을 끼고 살았다. 한 학기가 지난 다음에야 어떤 친구가 보청기를 끼고 다니는 줄 알았다고 말할 정도였다. AFKN을 녹음한 다음에 받아쓰기 연습도 많이 했다. 녹음기를 여러 대 망가뜨린 것은 물론이다.

영어 소리를 듣고 단어로 옮겨 적는 연습을 열심히 했다. 국내에 스크린 잉글리시라는 것이 시작되기 훨씬 전에 필자는 극장에 가서 영화를 녹음하고 집에 와서 그것을 받아쓰는 작업을 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은 대사뿐만 아니라 관중들이 웃는 대목까지도 다 외웠다.

나중에 AFKN-TV 청취교재를 만들 때에도 단어를 가지고 했다. 주요 품사들은 써 주고 소위 말하는 기능어(function words)들은 빈 칸으로 남겨 들으면서 채워 넣을 수 있도록 교재를 만들었다(대부분의 청취 교재들이 이런 패턴으로 돼 있다. 단어 듣기를 훈련하는 것이다). yesterday에서 시작하여 AFKN-TV 강사를 하기까지 단어를 듣고 뜻을 듣는 훈련을 지독하게 했다. 그래서 못 알아듣는 단어가 거의 없는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필자가 영어의 조음구조를 연습하면서 깨달은 것은 그렇게까지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서도 귀가 트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영어의 소리 자체를 듣는 훈련을 받았다면 몇 개월 만에 끝낼 수 있었던 것을 10년의 세월에 걸쳐 그야말로 ‘무식하게’ 씨름했다는 사실이 참으로 억울하게 생각됐다. 우리 귀에 들려오는 것은 소리들인데, 정작 소리는 듣지 않고 아는 단어를 들으려 했고, 또 무슨 뜻인지 들으려고 했으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었다. 10년 세월 동안 영어 소리 그 자체를 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그야말로 한번도 없었다. 방송에서 들리는 본토발음을 통해 필자에게 입력돼 있던 발음을 하나하나 교정해 나갔을 뿐이다. 그것을 실력이라고 자부심을 가지기도 했다. 돌이켜 생각하면, 원리가 부재한 학습 방법을 따르느라 비경제적으로 세월을 허비한 셈이었다.

만일 우리가 전혀 모르는 러시아어를 공부한다고 하자. 알파벳도 단어도 모르는 사람에게 러시아어 방송을 틀어주고 무슨 뜻인지 들어보라고 주문했다고 하자. 무슨 뜻인지 들어보려고 아무리 애써도 조금 지나면 어쩔 수 없이 소리 그 자체만 듣게 된다. 단어를 모르는 상태에서는 뜻을 들으려고 해도 자동적으로 소리를 듣는 쪽으로 관심이 옮겨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갓 건너와 영국이나 미국의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들이 경험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고, 단어를 모르니까 저절로 소리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렇게 시작하기 때문에 귀가 금방 트이는 것이다. 한국에서 하는 영어 듣기는 이 단계가 없는 것이 결정적인 약점이다. 이것을 필자는 ‘구멍’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미 단어를 많이 외워 소리 듣기를 망친 한국인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소리를 들어도 눈앞에 단어들이 어른거리는데 이러한 현상을 치유할 방법이 있는가? 아니 치유가 가능한가?

치유는 충분히 가능하다. 한국인 영어 학습자들이 영어 소리 자체를 듣는 훈련만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다면, 그야말로 3개월 내지 6개월이면 귀가 열리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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