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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12년만의 영어공부, 860점 100일 달성기
봉순애비 | 2004.08.23 | 조회 7490

- 30대 남성주부 토익공부 시작하다.
저는 회사의 부도로 약 5년간의 직장생활을 쫑내고, 2년째 전업주부로 활약(?)하고 있는 30대 남자입니다. (컥!!!) 물론 영어 관련과를 나왔다거나, 어학연수, 카투사, 해외근무 등 외국과 관련된 경험은 전혀 없슴다. (신혼여행도 해외경력에 넣어주나?)
그동안 취업을 시도하지 않았던 바는 아니나, 취업에 유리한 학교, 학과를 나온 것도 아니요, 너덜너덜한 경력에, 학점은 최저수준, 영어점수마저 없으니 재취업이 쉽지가 않더군요. 거의 서류에서 물이더군요.
그래서 원하는 바는 아니었으나 뒤늦게, 또 피치못하게 토익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목표는 최소한 부끄럽지 않은 점수를 맞는 것... (세부적으로 말하자면 1차목표는 730점 넘는 것이었고, 가능하다면 ETS기준 A등급인 860점 이상 맞는 것이었음)



- 공부하기 힘든자, 그의 이름은 주부
버뜨, 저의 토익준비에는 주부라는 제 신분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특히 이제 돌 지난 아기보면서 공부하기가 정말 힘들더군요. 정말 얄미울 정도로 방해 많이 합디다. 조금만 신경 안쓰면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르니, 아기 깨어 있는 동안에는 책 볼 엄두도 못 내겠더군요. 그래서 제가 공부 할수 있는 시간은 애기 낮잠 잘때와 와이프 쉬는날로 한정되어 있었습니다.(무능한 남편 만나서 쉬는날 쉬지도 못하고....마눌하님아 미안해~~)
주부노릇 하면서 공부하는게 힘들었던거는 책으로 몇권써도 모자랄판이니 중략하고... 제 토익준비에 관해서만 얘기하겠습니다.


- 12년만의 영어공부, 그리고 좌절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저는 학교를 졸업한지도 오래되었거니와, 영어공부는 고교졸업 이후로 한번도 해 본적이 없었던 터라 12년만에 영어책을 잡으니 너무나도 생소하더군요. 영어공부의 공백이 너무나도 크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제가 잘 알기에, 본격적인 토익준비에 앞서 맨투맨기본영어를 봤습니다. 괜히 첨부터 토익책 잡고 보다가, 자신감만 잃고 물러나게 될까 두려웠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맨처음 심심풀이 삼아 풀어본 중1 영어교재(학원강사하는 처남이 갖고 있는 것)에서 겨우 반 정도 밖에 맞추지 못하는 충격적인 경험을 겪었으니 말입니다. 아무리 공백이 크다해도, 중1 영어를 반밖에 못 맞추다니....커헉..


- \'맨투맨기본영어\'와의 몰래데이트
그래서 4월 한달간은 맨투맨기본영어만 봤습니다. 그것도 어려웠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걸 고등학교 때 어떻게 봤을까 하고 수십번도 더 생각했습니다. 시간도 오래 걸렸습니다. 고교때 이미 여러번 봤던 맨투맨기본을 한번 보는데 1달이 더 걸렸으니까요.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저는 이때가 제일 힘들었습니다. 내용 자체가 낯설기도 했지만, 스스로에게 실망을 많이 했습니다. \"이런것도 모르다니...\", \"내가 이정도 밖에 안되나..\" 이때는 나이 서른 넘어서 맨투맨 기본 보는게 쪽팔려서 도서관 같은데 가지도 못했습니다. 걍 애기보면서 집에서 짬짬이 봤습니다. 마누라한테도 쪽팔려서 몰래 봤습니다.


- 본격적인 토익공부 시작하다.
맨투맨기본과 씨름하는 사이 어느덧 5월이 되었습니다. 주변에 물어보니 요즘에는 교재가 잘 나와 있으니, 문제집 사서 문제 많이 풀어보는게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토답보 파트5,6이랑 토마토LC 하나씩 샀습니다. 풀어 봤습니다. 또 충격이었습니다. LC는 하나도 안 들리는 것도 모자라, 스크립트 보고도 못 맞추는 데다가, 파트5는,6은 반밖에 못 맞추는 것이었습니다. 괴로웠습니다. 술한잔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분석했습니다. 내가 뭐가 부족한가? 결론은 독해였습니다. 기본적인 해석이 안되니 문제를 풀수가 없더군요. 파트5,6,7은 당연한거고, 저로서는 LC의 해법도 독해였습니다. LC의 경우 스크립트를 보고도 답을 못 맞추는 수준이었으니 말 다 한거죠. 그래서 독해집 하나(토마토 팟7) 샀습니다. 괜히 억장만 무너질까봐 채점에 신경 안쓰고 그냥 봤습니다. 토답보 5,6 과 더불어서 말이죠.
LC는 신경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주부로서 육아와 살림, 마눌하님 내조를 담당하다보니 공부에만 전념할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죠. 그래서 처음부터 첫 토익시험은 LC 신경 안쓰고, RC만 집중공략하자 라고 다짐하고 있던 차였습니다.
RC에 국한되긴 했지만 문제는 나름대로 많이 풀어봤습니다. 자신감도 서서히 붙어갔습니다.


- 시간안배에 실패한 첫시험(600 중반), 그리고 시간과의 싸움 시작
그렇게 RC만 집중적으로 파다가 5월에 첫 시험을 봤습니다.
단기학습이었지만 꽤 효과 있었습니다. 맨투맨으로 다져진 기본에 실전문제 몇번 풀어보니 최소한 RC문제는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뿔싸....
토익시험이라는 것이 이토록 시간이 부족한 것이었을 줄이야...
LC는 어차피 지나가면 땡이니까 시간부족이라는게 있을수 없지만, RC 풀이에는 시간이 정말 부족했습니다. 특히 팟 7에서 많이 부족했습니다. RC에서만 15문제 정도 찍고 나왔습니다. 처음 보는 시험이라 그런지 시간안배의 중요성을 미처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1차적인 원인은 팟5,6 푸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첫 시험 이후에는 꾸준히 독해에 많은 신경을 쓰면서, 실제시험과 동일한 시간내에 문제를 푸는데 주력했습니다. 보통 여러 문제집에서 발췌한 팟 5,6,7을 엮어 하나의 RC문제집으로 만든 후, 시간 내에 푸는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실제시험상황과 최대한 동일한 환경에서 학습하고자, 답안지도 모의고사 답안지 여러장 복사해서 매 문제풀이마다 사용했습니다.
그렇게 한달동안, 토마토 독해집과 토답보 5,6을 두번씩 보면서,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맨투맨기본을 참고했습니다. 물론 이때까지도 LC공부는 시작 못했습니다. RC만 해도 모르는게 너무 많았기 때문에 LC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니다. 그래도 RC나마 나름대로 열심히 판 결과, RC 부분만 모의고사 치면 이변이 없는 한 대략 400점 이상 나오는 수준에 오르게 되었습니다.(고수분들이 보면 우습겠지만, 저로서는 이것도 장족의 발전입니다.)


- 시간안배에 성공한 6월 시험(700 중반)
이정도 해놓고 나니 다시 6월 시험이 찾아오더군요. 6월시험에서는 시간안배는 성공이었습니다. 정말 아슬아슬하게 시간을 맞췄습니요. 시간내에 문제를 다 풀게되니까 이전에 미처 풀지못해 깎이던 점수가 RC에서만 50점 이상이 올랐습니다. 점수는 크게 안 올랐지만 \'최소한 시간내에 문제는 다풀자\' 라는 이번 시험의 목표는 성공이었습니다.


- LC와의 전쟁 개시하다
7월 시험은 LC집중 공략에 역점을 두었습니다. 토익준비 시작하면서 사놓고 미처 못 봤던 토마토 LC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 들었습니다. 물론 또 충격이었습니다. 정말 하나도 안 들렸습니다. 욕도 나왔습니다. 대체적으로 쉽다고 정평난 토마토LC마저도 저한테는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들었습니다.
LC는 똑같은 교재를 여러번 보는것 보다는 다양한 교재에서 다양한 표현을 접해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토마토LC는 딱 한번만 보고, 토답보 1,2와 토답보 3,4로 실전연습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랏... 토마토LC 한번 본게 효과가 있었던 탓일까, 이전에 10개 이하로 맞추던 파트1에서 15개 이상을 맞추는 게 아니겠습니까? 갑자기 자신감이 확 붙더군요. 자신감이 붙으니 재미도 함께 붙어서 한 1주일은 파트1만 풀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파트1의 오답 개수가 1~2개 정도로 확 줄었습니다.
파트2로 넘어갔습니다. 문제 풀어보니.. 컥... 평균 15개 정도 틀립니다. 파트1에서 얻은 자신감 다시 팍 줄어듭니다. LC는 도저히 쉽게 점수가 올라갈 것 같지 않았습니다. 포기할까도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그럴수 없었습니다. 왜냐? 나는 한 여자의 남편이자, 한 아이의 아빠이고, 가장으로서 취직을 해야하니까...
마음을 다시 잡고 안 들려도 그냥 들었습니다. 파트2만 확실히 해도 최소한 파트3에는 크게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파트 3은 파트2의 반복에 지나지 않다고 스스로 판단했으니까요. 그래서 토답보 1,2에서 팟2 부분만 3번씩 봤습니다. 이제 팟2는 어느정도 들리기 시작하더군요. 그렇게 해서 팟2는 평균 3~8개(팟1보다 편차가 큽니다.) 정도 틀리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헉...이제 겨우 파트 1,2 밖에 안 봤는데 벌써 7월 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도 파트 3,4 한번씩은 봐줘야 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애써 무시하고, 걍 팟1,2만 계속 봤습니다. 어설프게 다른거 손대기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거라도 확실히 하고 싶었습니다. 대신에 막판에는 팟3,4보다는 한동안 LC하느라 신경못쓴 RC 모의고사를 여러번 치는 걸로 대신했습니다.


- 7월시험 드디어 860 달성
7월 시험을 봤습니다.
팟1, 대체로 잘 들렸습니다.
팟2, 까리한게 좀 있었지만, 최소한 지난달처럼 못 들은거 신경쓰느라 다음 문제 못 듣는 일은 없었습니다.
팟3,4 하나도 준비를 못한 관계로 대체로 죽 쒔습니다. 버뜨, 팟1,2 열심히 한게 효과가 있었는지, 예상보다 많이 많춘 것 같습니다. 나이먹어서 내가 쓴 답 내가 기억 못 하는 관계로 확인은 불가.
RC에서는 정말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문제를 다 풀고나니 시간이 남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10분 이상이나... 정말 스스로 깜짝 놀랐습니다. 나한테 이런일이 생기다니... RC에서의 선전은 팟3,4 죽쑨것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었습니다. (물론 7월 RC가 쪼매 쉽게 나오기는 했었죠.) 남는 시간 10분은 응가 마려운거 참는데 집중투자했습니다. (컥...설사가..)


이렇게 해서 3달 반(맨투맨기본 한달 빼면 본격토익준비는 2달 반) 동안의 자습의 결과로 LC-405, RC-455, TOTAL-860 의 점수를 받게 되었습니다.



정리하자면.. 비록 턱걸이기는 하지만 공부시작 100일의 단기간에 ETS 기준 A등급(860)을 획득한 비결(900점도 안되는 넘이 비결운운하는게 우습지만, 어려운 환경에서 짧은 시간 공부한 점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은....


1. 쪽팔리지만 맨투맨기본부터 기초다지기.
2. 시간안배 훈련에 집중투자.
3. 모든 학습은 최대한 실전처럼.
4. LC는 쉬운것부터 차례대로.. 아는 것부터 확실히.. (파트1부터 차례대로... 현재 파트3 집중연습중)


대략 이정도 였던 것 같습니다.



파트 3을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있는 지금, 팟3,4까지 다 공부하고 시험치면 과연 몇점이 나올지 궁금합니다. 다음시험을 대비해서는 파트 3,4 학습과 더불어, \"영문법기초에 쐐기박기\" 를 위해 맨투맨기본을 다시한번 볼 생각입니다. 그러고 나면 900점 넘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도 열심히하셔서 부디 목표하시는 점수 얻으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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