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니 12시가 넘었으니 어제네요.
어제 토익을 봤습니다. 6년 전 공부하나 하지 않고 시험 본 이후 두번째였습니다.
그 당시 6년 전 제 점수가 730 이었는데.. 단지 학교에서 700 넘으면 학점 준다고 하여 장난삼아 봤던 거였죠.
전 영어를 정말 싫어했거든요.
영어가 싫어 대학에서 학과까지 바꾸다시피 했고,
고등학교때도 정말 영어공부하기는 죽기보다 싫었습니다.
해커스같은 어학원도 다녀보고 했지만, 여전히 맘에는 안 들었던 영어..
그런데..
2002년 갑자기 유학을 가게 되었고.. 그 곳에서 지금까지 지내다 왔습니다.
5년이네요. 딱 5년. 월드컵 때 갔었으니까요.
물론 중간에 많이 다녀갔죠.. 미국에서도 한국친구들과 어울렸고요.
그곳에서도 당연히 영어때문에 힘들었고,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영화관에서 제대로 fully 이해하
지 못하는 절 보면서 참 영어가 지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중학교 때 왔더라면.. 5년이면 저정도 영화는 이해할텐데.. 라는 생각도 많이 했더랬죠.
한 마디로, 전 미국을 가던 2002년 그 때나 지금이나, 제 영어실력엔 별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토익을 준비하는 것도 사실 좀 두려웠어요.
명색이 5년을 미국에서 지내다 왔는데.. 900점도 못 넘으면 어떡하나..
설마 800점도 못 넘는 건 아니겠지?
이런 생각들만 가득했어요.
서점에 가서 결국 해커스 책을 사고... 정말 딱 12일 공부했습니다.
9월 3일날 토익 등록을 하고, 4일부터 공부를 시작했으니 말이죠..
처음엔 그저 해커스라면 좋겠지..라며 책을 샀는데,
펼쳐보는 순간, 정말 딱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뜨아... 이게 진정 내가 공부하던 영어란 말인가!!!!!
문장을 그냥 읽으면 뜻이 들어오고, 이상한 문장은 그냥 이상한 건데,
절, 구, 부정사, 이상한 단어들이 나오면서 제 머릿속을 어지럽히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중학교 고등학교의 악몽이 떠올랐지요...
뭔가 뇌가 퇴행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처음엔 배울 게 있겠지.. 하며 좀 읽었는데,
정말 계속 못하겠더라고요. 그거 읽다간, 예전 습관에 외우게 되고, 또 전처럼 될까봐서요.
결국 그냥 문제 푸는 훈련만 했습니다. 그래도 12일동안 책 두권은 거의 다 풀었죠..
그리고 여전히 긴장되던 오늘..
그리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무사히 시험을 마쳤는데,
여전히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정말 오랜만에 해커스 게시판에 왔더니..앗!! 정답이!!!!!!
하나둘 채점을 해 보고...
전 정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LC 세 개만 틀리고, RC는 다 맞았더군요....
게다가 세 개 틀린 것 중 두 개는 딴 생각하다 놓친 문제였습니다.
정말 전 아직도 놀랍습니다.
어떻게... 전 하나도 변한 게 없는 것 같은데.
난 영원히 영어를 못할 줄 알았는데.
미국에서 살면서도 난 영어를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물론 TOEIC자체가 모든 영어능력을 평가하는 건 아니겠죠.
하지만.. 5년동안 제가 고생하며 겪은 그 시행착오들이 헛것이 아니었다는 걸
전 정말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문득 게시판의 여러분들이 너무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어학원에 밀려드는 학생들...
다시 생각나는 그 토익문제집의 수학공식같은 설명과 해설.
그런 설명, 해설 하나도 없어도, 그냥 영어랑 같이 살다보면 되는건데..
고생고생 해서 몇년을 공부해도 점수 안 오른다는 분들 보니..
정말 공부하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는 건지.. 너무 안타깝습니다.
하긴, 다른 방법이 있다면, 학원에 학생들은 벌써 다른 곳에 가 있겠지요..
그저 우리가 이렇게 영어를 배워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영어랑 살고싶어도 맘대로 안 되는데, 같이 살았던 것처럼 꾸며야 하는 것 같네요.
그저 문제만을 풀려고 배우는 영어니까요..
그래도 여러분, 계속 노력하시고 영어랑 같이 생활하려고 노력하시다 보면,
어느 날 저처럼,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영어가 가까이 와 있을 거에요.
해커스 책을 외우지 않고도, 그냥 문제가 술술 풀리시길~
정말 간절히 바래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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